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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리도록 하는 디자인 기관

K-컬처를 세계로 확장하는
디자인 허브, DDP

서울의 중심, 동대문 한가운데에 자리한 DDP가 개관 12주년을 맞았다. 지난 2025년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약 1억 2,600만 명. 또 누적 자체 수입으로 약 1,69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DDP가 명실상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해 9월,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를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해 큰 주목을 받았고 미디어 아트 축제 ‘서울라이트 DDP’는 iF 디자인 어워드,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글로벌 디자인 허브로 도약한 DDP의 다음 장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디자인재단 차강희 대표이사를 만나 그 미래를 들어봤다.

서울디자인재단 차강희 대표이사ㅣ사진: 516스튜디오

전환의 해, DDP의 다음 전략

Q. 2025년은 DDP에 여러모로 전환점이 된 해였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개관 이래 최대 수입을 기록하며 그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했죠.

지난해 DDP는 개관 이래 최대 수입인 173억 원을 달성하며 재정자립도 98%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주요 대관 시설 가운데 최상위 수준인 가동률 78%를 기록했습니다. 공공기관으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인데요. 이러한 결과는 DDP가 시민은 물론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DDP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전시를 여는 마케팅 명소이자 세계적인 작가의 전시가 끊임없이 개최되는 예술·디자인 문화의 장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울을 넘어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DDP 전경ㅣ서울라이트 DDP :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Q. 올해는 DDP가 글로벌 문화 거점으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해가 될 것 같아요. 어떤 변화와 전략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서울디자인재단은 올해 단순히 행사를 반복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디자인이 미래 산업 변화를 이끄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사업 방향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중심으로 진행해 온 사업도 점차 국제 무대로 확장해 참여 범위와 규모를 넓히고 글로벌 연계형 프로젝트로 키워가고자 합니다. 더불어 네트워크를 더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규모를 키우고 국제화하려면 결국 관계를 만드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영역을 보완하고, 사업의 완성도와 스케일을 함께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AI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담 조직도 새롭게 꾸렸습니다. 이 조직을 중심으로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중장기 사업 구조를 준비하고 서울이 디자인 관점에서 AI 기술의 기준과 담론을 제시하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의 2026년 주요 사업 계획을 이야기 중인 차강희 대표이사ㅣ사진: 516스튜디오

Q.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가 ‘AI 디자인’인데요. AI는 이미 일상과 삶에 깊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특히 디자인과 결합된 모습은 더욱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무엇보다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직접 경험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DDP는 시민이 단순한 관람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AI 디자이너가 되어 도시의 풍경을 바꿔보는 〈2026 AI 디자인 페스티벌〉의 무대로 변신합니다. 대표적으로 ‘AI 서울라이트 공모전’을 통해 전문가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AI 영상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고, 이 작품들을 DDP 외벽의 대형 파사드에 직접 송출하는 기회도 마련할 거예요. 시민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보고 도시 공간에 구현해 보는 경험을 제공하려 합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2027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AI DJ 쇼’도 기대해 주세요. AI가 생성한 영상과 비트가 실시간으로 어우러지고, 이 열기를 인근 쇼핑몰 전광판까지 생중계해 동대문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디자인 축제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AI 기술을 통해 실제 공간 속에서 구현되는 순간을 DDP에서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네트워크로 만드는 디자인 생태계

Q.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어요. DDP를 중심으로 동대문 상권이 서로 연결되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 구조를 위해 프로모션을 기획하셨다고요.

2024년 5월부터 ‘DDP 동대문 슈퍼패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 DDP와 지역 소상공인이 함께 만드는 민관 협력 기반의 통합 마케팅 플랫폼인데요.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인근 소상공인들의 반응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2024년 28곳이던 참여 업체가 2025년에는 90곳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상권과 함께 만들어가는 모델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올해는 참여 범위를 더욱 넓혀 인근 상권 전체가 함께 참여하고 동대문 전역이 하나의 브랜드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슈퍼패스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DDP의 콘텐츠 경험이 동대문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통합 경험’을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마케팅 모델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동대문 슈퍼패스 홍보물

나아가 동대문을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해 커뮤니티 기반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에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해 온라인의 이슈가 현장 경험과 공유로 이어지고, 다시 방문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구축해 동대문이 트렌드와 즐거움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Q. 오는 2월에는 동대문 밀리오레에 서울디자인창업센터 제2캠퍼스가 오픈한다고 들었어요.

서울디자인창업센터는 디자인 분야 창업가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공공 창업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공간 및 프로그램 네트워크를 연계한 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청년 디자이너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기도 한데요. 홍익대 인근에 제1캠퍼스가 있고, 동대문 밀리오레에 자리한 제2캠퍼스에는 오는 2월, 20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입니다.

제1캠퍼스가 디자인 전반의 창업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2캠퍼스는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디자인 브랜드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동대문이라는 지역성을 살려 디자인부터 제작, 유통, 상권까지 직접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실전형 캠퍼스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디자인창업센터 제1캠퍼스

Q. 청년 창작자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기회를 제공하고자 작년에 처음 선보였던 ‘영디자이너페스티벌’과 창작자 그룹전 ‘Next Hi-Light’도 이색적이었어요

작년 11월, 전국 17개 대학 128명의 졸업 작품을 ‘영디자이너페스티벌’을 통해 DDP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이어서 시대적 이슈를 실험적으로 탐구한 청년 창작자 그룹전 ‘Next Hi-Light’도 선보였고요. 디자인 학과 졸업생들이 졸업 이후의 방향을 충분히 고민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DDP는 단순한 졸업 전시를 넘어 청년들의 다음 단계를 함께 고민하는 역할을 맡고자 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전시 형식을 넘어 디자인의 흐름과 청년 디자이너들의 문제의식을 읽어볼 수 있고, 업계의 취업 정보와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DDP 졸업 전시는 졸업생들에게는 첫 공식 무대이자 관람객과 디자인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매년 ‘지금의 디자인’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자리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DDP 청년 창작자 그룹전시 展

Q. 변화는 시대에 따라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해질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산업 현장에서 수많은 혁신 제품을 디자인하며 느낀 점은 기술은 결국 디자인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AI 기술의 발전이나 시대의 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거대한 파도처럼 AI가 밀려오고 있지만, 이를 위기가 아니라 ‘창의성이 폭발할 기회’로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중요한 건 이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고 봅니다. 새로움을 두려워하기보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두려움 없는 실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AI를 활용해 이전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보겠다는 도전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디자이너들이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실증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려고 합니다.

글로벌 무대로 확장되는 서울의 디자인

Q. 작년 ‘디자인 마이애미’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세계디자인기구(WDO) 창립 70주년 기념 총회가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이로써 국제 무대에서 재단과 DDP의 역할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는데요.

2027년 세계디자인기구(WDO)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서울이 축적해 온 디자인 역량과 도시 혁신 경험이 국제 사회로부터 공감과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결과라고 봅니다. 이번 총회는 단순한 국제행사 유치를 넘어 서울이 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미래를 어떻게 고민하고 실천해 왔는지를 세계와 공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올해 DDP는 해외와의 연결을 단순한 참여에 그치지 않고 서울에서 만든 콘텐츠를 세계로 확장하는 구조로 전환하려 합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와 ‘디자인 마이애미’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통해 서울에서 선별한 디자인 콘텐츠와 상품을 국제 무대에 직접 선보이고 나아가 글로벌 파트너와 시장으로 이어지는 기회를 넓혀가려고 합니다. 오는 4월에는 DDP가 선정한 디자이너와 올해의 소재를 바탕으로 디자인 상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글로벌 론칭 프로젝트 〈SEOUL LIFE〉를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입니다. 또 9월에는 디자인 마이애미를 DDP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페어와 전시로 확장 개최할 예정이에요. 이처럼 DDP는 해외 네트워크를 단발성 이벤트로 소비하기보다 서울 디자인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글로벌 연결 구조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2025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Design Miami. In Situ 2025)

Q. 외벽 패널을 활용해 365일 상설 조명 콘텐츠 ‘드림 인 라이트’를 운영하면서 DDP의 밤 풍경도 크게 달라질 것 같아요.

그동안 ‘서울라이트 DDP’가 특정 기간에만 만나는 축제였다면, 이제는 DDP의 밤 자체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풍경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상설 조명 콘텐츠를 통해 DDP의 야간 풍경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시민들이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계절과 분위기에 따라 빛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그날의 도시와 함께 호흡하는 야경을 만들어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동대문 전역에서 다양한 아티스트와 기업이 함께하는 협업 콘텐츠를 통해 미디어 아트와 음악, 기술이 어우러진 K-콘텐츠를 선보이고 공공 예술로서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기술과 예술, 그리고 시민의 일상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드림 인 라이트 Dream in Light

Q. ‘서울디자인위크’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죠.

올해는 DDP를 거점으로 서울 전역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하는 방식을 새롭게 시도합니다. 행사 기간 DDP에서는 국내외 디자이너와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를 통해 글로벌 디자인의 흐름을 소개하고 일부 프로그램은 서울 곳곳의 디자인 스폿과 연계해 다양한 공간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에요. 이러한 시도를 통해 시민과 해외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장기적으로는 서울디자인위크를 글로벌 행사로 확장하기 위한 가능성도 함께 모색하고자 합니다.

Q. 앞으로 DDP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DDP는 디자인을 매개로 한 전시와 행사 공간을 넘어, K-컬처 콘텐츠를 실험하고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합니다. 즉 DDP는 K-컬처를 ‘보는 관광’이 아니라 ‘걷고 체험하며 머무는 문화’로 가꾸는 서울의 대표 무대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DDP를 방문하시면, K-컬처 연계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울의 일상에서 출발한 디자인이 세계의 무대까지 뻗어나가는 성장 경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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