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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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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1-10-27

 

 

 

디자인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다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올해 4회째를 맞이한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는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이다. 한글로 풀어 말하면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한 구절을 살짝 비틀어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름’과 ‘장소성’을 키워드로 디자인 과잉 시대의 디자인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 이번 전시는 기존 비엔날레와 개념, 형식부터 달랐다. 예전부터 권위가 있는 ‘이름 있는 디자인’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지만 일상에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이름 없는 디자인’, 여기에 광주의 도시성을 보여주는 공공 시설물 ‘광주 폴리’, 그리고 특정한 정체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다루는 ‘커뮤니티’까지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다룬다. 섹션 별로 나누지 않고 각각의 아이템을 뒤섞어 놓은 전시장은 ‘비엔날레 시티’로 완성됐다. 9월 2일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개막한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10월 23일까지 열린다.

 

http://www.gb.or.kr/

 

 


현장 허브
모였다, 흩어졌다…. 이는 커뮤니티의 속성이다. 전시 공간 한쪽을 차지한 ‘현장 허브’는 열렸다 닫혔다, 전시 공간이 됐다 세미나 장이 되기도 한다. 의회, 예배당, 극장의 공간 구성을 적절히 적용해 앉고 감상하고 일하고 쉬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외국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한국

  

‘장소’는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중요한 키워드다. 그렇다면 디자인 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 그리고 좀 더 넓게 ‘한국’이라는 장소는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됐을까? 한글과 김치가 낯설기만 할 것 같은 외국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어떤지 짐작해볼 수 있다.

 

 

 


디자이너가 고른 지역 상품, 나의 콘셉트 가게

독일 디자이너 디르크 플라이시만(Dirk Fleischmann)은 전시장 안에 ‘나의 콘셉트 가게’를 차렸다. 광주의 양계장에서 찾아낸 신선한 달걀을 2000원에 판매한다. 북한 공장에서 생산한 셔츠도 있다. 가게를 채운 제품은 그가 지난 10년 동안 경제·예술 프로젝트에서 선보였던 제품을 모은 것. 그는 가게에서 얻은 수익을 다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데, 그의 판매 목록에 추가됐다는 게 일단 지역의 ‘상품성’을 검증받은 게 아닌가 싶다.

 

 

 


한국 장인과 함께 만든 안내 모자
‘컴퍼니(Company)’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핀란드 디자이너 듀오 아무 송(Aamu Song)과 요한 올린(Johan Olin). 이들은 전통적인 제조 방식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을 선보인다. 광주에서는 대나무 장인과 함께 전통 재료를 사용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안내원 모자를 만들었다.

 

 

 


로고 천국 대한민국, 한국과 유럽의 도시 로고
유럽의 도시 브랜드로 세계 지도를 만들었던 네덜란드 디자이너 에버트 이프마(Evert Ypma)는 이번 전시를 위해 ‘우리나라’ 버전을 새로 만들었다. 150개가 넘는 한국 자치단체 로고로 우리나라 지도를 만든 것. 외국 디자이너의 눈엔 우리나라가 시·도·군·읍·면까지 자체 로고가 있는 로고 천국으로 보였을지 모르겠다.

 

 

 

 

 

나도 디자이너다

  

‘이름 있는’ 디자이너가 만드는 것이 이전의 디자인이었다면 이제는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누구나 쉽게 디자인할 수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유명’과 ‘무명’ 섹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시장에 흩어져 있는 ‘유명’ 디자인과 ‘무명’ 디자인을 찾았다.

  

 

 


이것은 더 이상 자동차가 아니다, 저비용 인큐베이터

네오너처(NeoNurture)는 개발도상국을 위해 고안한 저비용 인큐베이터다. 폐기된 자동차 부품은 인큐베이터의 몸통이 됐고,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인큐베이터의 온도를 유지하는 발열기가 됐다. 또 자동차 덮개를 개조해 인큐베이터 유리 벽을 만들었다. 자동차 엔지니어는 자동차만 수리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 댓 매터스(DTM)가 만든 인큐베이터도 수리할 수 있게 됐다.

 

 

 


건축적인 신발 유나이티드 누드
보통 구두 하면 뾰족하고 높은 굽이 먼저 떠오르지만 유나이티드 누드(United Nude)는 건축을 떠올리게 한다. 유나이티드 누드는 건축가 렘 콜하스의 사촌 동생인 렘 디 콜하스(Rem D Koolhaas)가 갈라하드 제이디 클라크(Galahad JD Clark)와 함께 설립한 구두 브랜드. 건축을 콘셉트로 구조가 독특한 굽을 선보인다. 건축이 구두 디자인에 새로운 영감을 줬다.

 

 

 


생활에서 발견한 버내큘러 디자인, 농구공-양동이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비평가로 활동하는 장쥔(Jiang Jun)은 중국 시골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구멍이 나 사용할 수 없게 된 농구공을 양동이로 사용하는 것. 물 샐 틈 없는 완벽한 양동이다. 이제 디자인은 디자이너만 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시 공간 사용법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주차장은 언젠가부터 지하로 숨어들었다. 높은 인구 밀도로 포화 상태에 이른 도시에 대한 새로운 공간 해결책이 시급하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거나, 좁은 공간 등 제한된 조건에 맞는 건물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DIY 건축을 제시한 위키하우스

아키텍처00(Architecture00)이 제안한 ‘위키하우스(Wikihous)’는 오픈 커뮤니티 건설 프로젝트다. 자신의 조건에 맞는 건물을 무료로 다운받아 지을 수 있다. 위키하우스에 소개한 집과 재료는 디자이너와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올려놓은 것.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오픈 소스는 맞춤형 건축 DIY를 가능하게 했다.

 

 

 


건물에 붙어 있는 또 다른 랜드마크, 바이크 행어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를 보관한다. 건축가 안지용과 이상화가 제안한 ‘바이크 행어’가 그렇다. 기어가 달린 고정식 자전거를 아래 쪽에 설치해 페달을 밟으면 건물 벽에 설치한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다.

 

 

 

 

 

광주가 아니면 의미 없는 건축물, 광주 폴리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광주 읍성을 따라 ‘광주 폴리’가 설치됐다. 폴리는 원래 ‘특이한 형태의 작은 집’을 의미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도시 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로 탄생했다. 10명의 건축가가 특별한 장소성을 기반으로 완성한 광주 폴리는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로 전시가 끝나도 광주 시내에 남게 된다.

  

 

 


소통의 오두막
사거리의 한 모퉁이이자 아시아문화의전당 정문 맞은편에 자리한 ‘소통의 오두막’은 낮에는 조형물, 밤에는 조명 역할을 한다. 스페인 건축가 후안 헤레로스(Juan Herreros)는 공간을 감싸서 사람들을 보호하는 건축의 근본에 대해 고민하고 현대 건축의 기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열린 장벽

 

 

 


사랑방
‘사랑방’은 낡은 도시와 새로운 문화 복합 도시의 접점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 정류장에 자리한다. 프랑스 건축가 프란시스코 사닌(Francisco Sanin)은 현재와 과거가 만나는 장소의 특징을 살린 폴리를 만들고자 했다. 계단 한쪽 벽을 이용하면 시민들을 위한 소규모 극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Interview 
승효상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건축 사무소 이로재 대표. 우리나라 대표 건축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대표작으로는 수졸당, 수백당, 웰콤시티가 있으며, 파주 출판 도시 프로젝트에 코디네이터로 참여해 전체 기획을 맡았다. 2002년건축가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지난 3번의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기존 디자인 전시와 개념과 형식부터 달리했다. 잘 디자인된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오늘날의 변화된 디자인 환경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던지고 디자인의 새로운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디자인이 왜 만들어지는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무엇인지 등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키워드가 ‘이름’과 ‘장소’라고 했다.
‘이름 있는’ 디자이너가 만든 디자인 오브제가 대량 유통되는 것이 과거 전통적인 디자인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시대다.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만 봐도 그렇다. 자신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환경을 자신이 디자인한다. 시장에 가보면 디자이너가 만든 것보다 더 훌륭한 생활 속의 디자인도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이름’이 지닌 가치는 소멸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보편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어떤 특별한 장소에만 어울리는 디자인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름 있는 디자인, 이름 없는 디자인, 장소성이 있는 디자인, 장소성이 없는 디자인으로 나눠 디자인을 생각해보고자 했다.

 

이전까지 세웠던 기념 조형물 대신 광주 시내에 광주 폴리를 세웠다. 광주 폴리를 기획한 이유와 그 의미가 궁금하다.
특별한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단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이 바로 건축이다. 광주 폴리는 장소가 있는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광주 읍성이라고 하는 특별한 성격을 지닌 장소를 따라 광주 폴리를 만들었다. ‘폴리’는 사전적 의미로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이지만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파빌리온의 공간과 가로 시설물의 공공 기능, 그리고 장식적 역할을 아우르며 도시 재생에 기여하는 건축물을 뜻한다. 또한 일시적으로 만들었다가 없애는 설치물이 아니라 전시가 끝난 후에도 그대로 남아 광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시설물이자 광주 시내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이름’과 ‘장소성’에 대한 디자인을 전시장 안에서는 어떻게 보여주려고 했나?
전시장 자체를 구성하는 것도 일종의 장소성에 관한 문제였다 전시장을 하나의 가상 도시로 설정하고 ‘비엔날레 시티’라는 이름 아래 대표적인 도시의 타입을 적용했다. 주제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의 카테고리를 없애 각 섹션의 아이템을 동시에 비교해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해외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뉴욕 타임스> <가디언> <아트인포> 등의 세계 언론 매체에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소개됐다. 디자인 비엔날레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품 위주의 전시에서 탈피한, 즉 상업적인 디자인 전시에서 벗어난 이번 전시는 앞으로 디자인 비엔날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 제공: 월간디자인, 글: 김영우 기자, 사진: 김동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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