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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자인이슈] DDP 포럼 Vol9. K-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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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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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SDF*
등록일
2017-04-28

DDP포럼이란?

크리에이터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DDP가 그들의 활동기반이 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DDP포럼을 갖습니다. DDP포럼은 다양한 창조 분야의 리더들을 중심으로 그들을 팔로우하는 미래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다양한 이슈들을 공유하는 창조적 허브가 되는 것이 목적입니다.




2016. 8. 26.

DDP 포럼 Vol9. K-패션

 DDP+포럼+Vol9.+K-패션1
 

 

스타디자이너의 패션 세계 엿듣기

아홉 번째를 맞이한 DDP 포럼은 ‘패션’이라는 주제에 맞춰토크 콘서트라는 새로운 방식의 포럼을 선보였다. 토크 콘서트는 강연자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고 질의응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관객과 호흡하면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포럼과 차별화되었다. 대한민국 1세대 스타일리스트이자 고현정, 고소영, 정우성, 전지현의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서은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진행을 맡아, 패션에 대한 지식이 없는 관객일지라도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들로 이야기를 이끌어 냈다. 게스트로는 레이디 가가와 지드래곤이 반한 펑크 룩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 99%IS 의 박종우 디자이너와 세계적인 패셔니스타인 팝 가수 리한나가 선택한 로우클래식 Low Classic 의 이명신 디자이너가 초대되었다. 또한 한국 패션 업계의 유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인 텐꼬르소꼬모 10 Corsocomo 의 팀장이자 라이프 스타일 편집 숍 비이커 Beaker 를 론칭한 강민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특별 게스트로 참석해 진행을 도왔다.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의 스타 디자이너를 만나다
이날 포럼은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의 다양한 지원 제도 소개와 함께 선배 디자이너들의 경험담까지 접할 수 있어 신예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울러 우리나라 톱 패션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들까지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박종우 디자이너는 펑크 록 punk rock 의 매력에 빠진 뒤 크라잉 넛과 노브레인 멤버들의 무대 의상 제작부터 지드래곤과 레이디 가가의 무대 의상까지 디자인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트레이드 마크가 된 마스크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 그의 패션 인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명신 디자이너는 모던하고 클래식하지만 위트 있는 그녀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과 평범한 생활을 의상 디자인에 녹여내는 비법을 전수했으며, 다양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창업 노하우도 알려주었다. 또한 서울패션위크와의 특별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번 포럼에 게스트로 참여한 디자이너 박종우, 이명신은 서울자인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출신이다.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는 창의적인 감각을 가진 신진 디자이너들을 양성하기 위해 2009년 서울시가 시작한 패션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유망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창작 비용과 창작 공간 외에 온 ·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점과 팝업 행사 연계등의 마케팅까지 지원한다. 더불어 서울패션위크 데뷔 및 스타 협찬, 룩북 제작, 온라인 마케팅 홍보 등 교육과 멘토링을 포함한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는 박종우, 이명신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계한희, 황재근, 홍혜진, 윤춘호, 이학림 등 다수의 유명 디자이너를 배출하였다. 특히 포럼을 주최한 서울디자인재단의 이근 대표는 인사말에서 “DDP 포럼은 이슈가 되고 회자가 되는 담론들을 자연스럽게 논하는 자리다. 서울디자인재단에 중요한 사업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이 패션 산업 육성이다. 특히나 저희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출신의 디자이너들을 모시고 나누게 될 모든 이야기들을 잘 기록하고 귀담아 들어서 패션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 디어로 삼겠다”고 밝혀 앞으로 한국 패션 산업에 대한 육성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시작부터 담소를 나누듯 진행되었던 패션 토크 콘서트를 살짝 엿보자.


DDP+포럼+Vol9.+K-패션2
DDP+포럼+Vol9.+K-패션3
DDP+포럼+Vol9.+K-패션4


Q1 ─ 디자이너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이 명 신
자연스럽게 디자이너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커다란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제 생활전반에서 디자이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이 지속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언니도 미술 쪽을 전공했습니다. 특히 저희 언니는 제게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어렸을 때 부터 흙을 만지고 뭔가를 늘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언니가 기억납니다. 결국 언니는 조소를 전공했고 조형성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지금도 이야기합니다. 언니의 조소 작업을 보면서 조형은 아름답지만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업에 더 끌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실제로 입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의상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금의 디자이너가 된 것이 아닐까요.

박 종 우
어렸을 때부터 밴드를 하는 형을 쫓아다니는 것이 막연하게 좋았습니다. 그때는 형들과 같이 놀고는 싶은데 악기는 다룰 줄 몰라서 제가 형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쉽게 도울 수 있는 길거리에 포스터 붙이는 일을 하다가 앨범자켓을 직접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멋진 옷을 사고 싶은데 살 돈도 없고 취향에 맞는 옷을 파는 곳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제가 갖고 있던 옷들과 형들의 옷을 리폼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좋아하는 작업을 더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패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2 ─ 로우클래식,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는 어떤 브랜드입니까?
이 명 신
인터뷰 때마다 들어온 질문입니다. 그래서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로우클래식은 대학 시절 취향을 공유했던 친구들과 만든 브랜드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들은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일종의 루저들의 모임으로 비춰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당시 오브제라는 회사에서 인턴을 시작하고 꽤 오랫동안 일했고, 이후 엘지 패션으로 옮겨서 1~2년정도 꾸준히 일을 했는데 끝까지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당시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한 것이 제게는 더 큰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로우클래식이란 브랜드를 만들고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박 종 우
패션 학교를 그만두고 동대문 가죽공장에서 1년 반 정도 일하면서 받았던 월급으로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밴드의 공연장에 온 사람들만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이후 개인적으로 힘든 상황이 생겨 갑작스럽게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나이가 스물다섯 살이니 요즘 청년들에 비하면 유학을 늦게 간 편이죠. 일본에 가서도 바로 학업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어가 서툴렀기 때문입니다. 어학교 과정을 수료하고 1년 반 정도 준비 과정을 거친 뒤 학교에 들어가니 스물일곱살이 되었습니다. 졸업하면 우리 나이로 서른한 살인데 취직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엔 나이나 외모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무조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2학년 때 지금의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3 ─ 론칭 초기 어떻게 브랜드를 운영했는지 궁금합니다.
이 명 신
처음에는 5명이 함께 시작했는데 이름도 상의해서 짓고 한 사람당 200만 원씩 모아 1000만 원으로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부모님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여자들이 모여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우려가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도움 없이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밤에는 미술학원에서 과외를 하면서 거의 6개월 정도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나머지 금액은 모두 옷을 제작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작업실이 절실했는데 어머니께서 서울 외곽에 갖고 계시던 조그마한 집의 지하를 1년 정도 사용했습니다. 솔직히 1000만 원이라는 돈을 회사에 넣으면 그것을 러닝하는 돈이 추가로 필요하게 됩니다. 그때 지원해서 큰 도움을 받았던 것이 소상공인센터, 청년자금지원 같은 혜택입니다.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와 같은 센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도록 권합니다. 디자이너나 창업하시는 분들에게는 언제든 상담도 열려 있고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1기 입니다. 그때 장소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동대문으로 왕복하기에 거리가 만만치 않아 굉장히 힘든 때였습니다. 그 당시 다양한 서울시 정책들을 많이활용했던 것이 지금의 힘이 되었습니다.

박 종 우
300만 원 정도로 시작했습니다. 자켓 하나를 만들어 팔면 남은 자투리 천으로 조금 다른 디자인 두 개를 만들어서 팔고 그 두 개를 팔아 남은 천으로 세 개를 만드는 방법으로, 그렇게 하나하나 팔면서 자본금을 모았습니다. 낡은 옷을 리폼했기 때문에 수량을 많이 만들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은 디자인들이 재산이 되었고 다음해 봄에 룩북을 촬영해 바이어에게 보여주는 첫 컬렉션을 열 수 있었습니다. 

Q4 ─ 패션은 상업성과 예술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일부 브랜드들이 초기에는 이 두 가지 영역의 균형을 잘 유지하다가 이후에는 상업적으로만 변질되는 것을봤습니다. 상업성과 예술성의 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이 둘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자신만의 규칙이나 신념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이 명 신
요즘의 저를 보면 그 조화를 유지한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짐을 느낍니다. 로우클래식을 시작한지 8년이 되어갑니다. 첫 시작을 돌이켜보면, 그 당시는 디자이너의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팔리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때였습니다. 요즘은 디자이너들이 패션 시장에 접근하는데 문턱이 낮아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패션 디자이너를 하기 좋은 시기임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브랜드들이 생기고 없어지는 것을 봐 왔기에,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감성과 예술성을 적용한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브랜드 론칭 후 1년이 3년이 되고 또 5년, 7년 이어갈수록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고민은 점점 늘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민을 두려워하지 말아야합니다. 이런 변화의 과정이 없으면, 브랜드가 변질되거나 디자이너 스스로브랜드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어 결국 그 브랜드는 없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 정구호
DDP+포럼+Vol9.+K-패션5
Q1 ─ 2017 S/S 서울패션위크의 총감독으로서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국내 디자이너와 패션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울패션위크를 국제적인 패션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 발돋움하고자 했던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특히 전문 바이어와 디자이너 사이에 실질적인 비즈니스까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이전보다 많은 바이어를 초청하고 국제적인 규모의 다양한 행사도 준비했습니다. 

Q2 ─ 지난 시즌과 같이 이번 2017 S/S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서울 컬렉션’과 ‘제너레이션 넥스트’로 분리해서 진행했습니다. 성과는 무엇인가요?
국내외 프레스를 대상으로 홍보와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패션쇼와 전문 바이어와 디자이너 간 상담, 계약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트레이드 쇼를 분리하였기에 디자이너들의 비즈니스 성과가 컸습니다. 항상 목적했던 성과를 한꺼번에 얻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시즌에서는 기대했던 부분을 모두 이루었습니다. 옷을 몇 벌 팔았고 얼마를 벌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국 패션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는 직접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서울패션위크 행사의 진정한 의미였습니다.

Q3 ─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비즈니스란 어떤 의미인가요?
패션 비즈니스는 한번에 성사되지 않습니다. 3~4년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그 디자이너가 가진 가능성을 봅니다. 매 시즌마다 감각적인 콘셉트를 선보이고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이는 디자이너들에게는 일종의 단골 고객이 생기게 되고, 그 기대감은 해당 디자이너 작품의 가치로 연결됩니다.

Q4 ─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젊은 신예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패션을 이끌어갈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활동을 어떻게 보셨나요?
젊은 디자이너들의 활동은 우리나라 미래 패션 산업과 직결됩니다. 이들의 노력은 시장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발전은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품과 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동안 제가 감독을 맡았던 세 번의 시즌 중에서 가장 변화가
많았고 실험적인 디자인도 찾아볼 수 있었던 신선한 시즌이었습니다.

Q5 ─ 총감독으로써, 또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성 디자이너들이 우리나라 패션계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계십니다만, 젊은 디자이너들에게는 다소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제 서울패션위크는 글로벌 행사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제적인 행사에 걸맞은 글로벌 디자이너로서의 소양은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입니다. 이는 해외 유학의 유무가 아니라 넓고 길게 보는 시야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아쉬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 ‘패션 비즈니스 퍼스널 컨설팅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컨설팅을 신청하면 디자이너의 스튜디오 방문과 면담을 통해 1:1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입니다. 처음엔 제가 주요 컨설턴트로 움직이지만, 향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다양한 패션 장르에 다각적으로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6 ─ 마지막으로 한국 패션이 지향하는 방향과 ‘하이엔드 패션’의 색깔은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 패션은 보세 시장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디자인을 받아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 중심에 맞춰진 산업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제조업의 꽃은 바로 아이디어 제안, 콘셉트 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이상 기술의 개발이나 대량 생산은 앞으로 다가올 지식·정보 사회에 맞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디자인의 기술적 가치와 함께 각 나라의 특수한 문화 등을 접목해 하나의 상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장의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콘텐츠의 시작이 바로 하이엔드 패션입니다. 콘텐츠 산업은 부가 가치가 상당히 높습니다. 이 높은 가치의 산업을 바탕으로 한국의 패션이 끊임없이 진화하기를 기대합니다.

패션과 함께한 일주일 : 2017 S/S HERA 서울패션위크
DDP+포럼+Vol9.+K-패션6
2016년 10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디자인재단이 기획·주관하고 국내 대표 패션 디자이너인 정구호 감독의 총지휘 아래 DDP에서 국내 41개 디자이너 브랜드의 다양한 콘셉트가 담긴 패션 작품을 선보이는 헤라 서울패션위크 HERA Seoul Fashion Week 가 개최되었다. 지춘희, 장광효, 송지오, 진태옥 등 국내 정상 패션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인 ‘서울컬렉션’과 신진 패션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제너레이션 넥스트’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 일반인들도 트렌드를 즐길 수 있는 시민 참여의 장이 되었다. 화려함, 단순함, 우아함, 비움, 절제, 과장, 조화와 부조화, 일탈, 테크놀로지, 과거로의 회귀 등 패션위크 기간 동안 디자이너들이 작품 속에 담아낸 콘셉트는 형용이 모자랄 정도로 복합적이고 다양했다. 과거로의 회귀뿐만 아니라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의 시간을 담아냈고, 인간의 감성과 시대의 철학까지 녹아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런웨이 위를 수놓았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에서 각각의 디자이너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었으며 소비자를 만족시키려는 디자이너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드러나는 현장이었다.



Caruso 장광효
DDP+포럼+Vol9.+K-패션7
카루소가 선보인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효 孝 사상이다. 조선 시대 중 문화가 가장 꽃피었던 정조 시대에 그려진 <정조대왕 화성행행 반차도(정조반차도)>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정조대왕 화성행행 반차도>는 자신의 어머니인 현경 왕후(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맞아 아버지 사도 세자가 묻힌 수원으로 찾아가는 정조의 행차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본 장광효 디자이너는 그림 속에서 나인부터 호위군과 문무백관의 옷이 임무와 품계에 따라 세밀하게 표현된 점과 함께 의복 근간에 깔려있는 효 사상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번 컬렉션의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과연 김홍도의 작품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조선 시대의 효 사상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표현했을까? 카루소는 가마, 마병, 문관, 행차하는 행렬의 모습, 깃발 등을 프린팅해 보여주며 가장 한국적이라 할 수 있는 색동을 포인트 컬러로 응용하였다. 또한 자연 염색된 황토색이나 궁중 의상을 연상시키는 자주색을 사용하여 품계와 신분을 표현하였다. 아울러 고름을 보타이로 해석하고 여느 리본과는 다르게 묶음의 길이에 차이를 주어 굉장히 섬세하게 풀어냈음을 보여 주었다. 쇼 전체가 한 편의 영화처럼 기승전결의 스토리 라인을 담고 있었으며, 전통적 색채를 표현했지만 21세기 패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의미를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게 작품에 담아냈다.


Push Button 박승건
DDP+포럼+Vol9.+K-패션8
늘 곁에 있어 익숙한 것들을 새롭고 특별하게 변신시키는 재주를 가진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 2017 S/S 패션위크 컬렉션은 기성품, 기존의 것이라는 의미의 레디 메이드 ready-made 콘셉트로 다채로운 리조트 웨어를 선보였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에서 유명한 영화 속 명장면들만 모아서 짜깁기를 한 것처럼 그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한 명씩 런웨이에 등장할 때마다 영화 한 편 한 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만들어 냈다. 한없이 여성스럽고 깜찍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헵번부터 남성적이지만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틸다 스윈튼까지 떠올릴 수 있었다. 셔링이 크게 들어간 암홀, 오버 숄더, 벌룬 라인 스커트 등의 과장된 실루엣과 강렬한 색감의 스트라이프, 물방울무늬, 네온 컬러 등은 푸시버튼만의 유니크한 작품 세계를 잘 표현했으며 복고 스타일이지만 현대적인 감성과 감각을 더해 독특한 사랑스러움을 의상에 담아냈다.


Beyond Closet 고태용
DDP+포럼+Vol9.+K-패션9
고태용 디자이너가 2017 S/S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작품들의 콘셉트는 ‘믹스 라운지’이다. 이번 여름 루프탑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마시던 중 무더운 여름을 즐기고 있는 청춘들의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다. 작년에 선보인 ‘서울의 청년, 서울의 젊음’이라는 주제의 연속선에 있는 이번 작품들은 경쾌한 젊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컬렉션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의 유명 힙합 레이블인 ‘오드퓨쳐’와 콜라보레이션했다는 것이다. 남성복 하면 떠오르는 무채색 계열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디언 핑크나 그린 라이트 블루와 같은 다채로운 컬러로 힙합의 자유로움과 젊음이 가진 경쾌함을 표현했고, 여성복에서 주로 보여졌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문양으로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허물고 청춘들의 발랄한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87mm 김원중, 박지운
DDP+포럼+Vol9.+K-패션10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된 단어인 ‘밈 meme’ 을 테마로 디자인에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87mm의 콘셉트는 무척 신선하다.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이야기하는, 유전자가 대물림 되듯 모방에 의해 문화가 이어지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문화는 유전자의 전달’을 어떻게 작품 속에 녹여 보여줄 수 있는지 쇼가 시작되기 전부터 궁금했고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콘셉트가 없다(No concept, I don’t know what I am doing)’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87mm의 컬렉션은 기존 패션의 선입견을 깨트리고 부조화 요소들을 교묘하게 믹스하고 있었다. 부조화의 믹스 앤 매치. 우리가 외면했던 부조화들이 서로 만나 만들어 내는 그 시너지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87mm 작품의 본질은 아니었을까? 김원중, 박지운 두 디자이너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머물러 있는 선입견을 탈피하자고 말한다. 이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결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직업과 성향을 조합해 25명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낚시꾼과 시인, 도둑과 상류층, 파일럿과 힙합 뮤지션 등. 다소 실험적이지만 위트 있는 방식으로 본인들의 감성과 개성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기에 남다른 내일이 기대되는 디자이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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