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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빛으로 디자인하는 조명들

PH 시리즈를 디자인한 폴 헤닝센은 “좋은 조명을 경험하면 삶은 새로운 가치로 가득하게 된다.”라면서 빛과 조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조명은 어둠을 밝혀주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빛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도와주고 공간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어둠에 가려졌던 조명의 가치가 다시 발견되는 지금, 남다른 감각으로 공간에 리듬을 부여하는 조명을 디자인한 서울 디자인 브랜드 두 곳을 소개한다.

공간에 움직임을 더하는 조명

그린웨이코트 – 핌리코 포터블 램프

볼록한 형태가 돋보이는 핌리코 포터블 램프는 책장, 테이블 등 공간 곳곳에서 작지만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선명한 색감과 리드미컬한 외형은 어떤 공간에도 잘 어우러지며, 획일화된 공간에 움직임을 부여한다. 이를 디자인한 그린웨이코트의 김성동 대표는 사람들이 자기 공간에서만큼은 마음껏 자기를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브랜드를 론칭했다.

Q. 안녕하세요. 그린웨이코트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그린웨이코트는 제품 본연의 사용성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디자인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비슷한 디자인으로 채워진 세상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여 소비자 스스로 자신을 바라보고 취향을 알아갈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Q.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제품으로 조명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인테리어에서 가구 다음으로 조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주변 지인, 디자이너, 소셜미디어의 반응을 살펴보니까 많은 분이 저처럼 조명을 인테리어의 주요 요소로 꼽더라고요.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과 달리, 조명 브랜드와 제품이 다양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지가 좁은 상황이었어요. 제 취향을 담은 조명을 출시한다면 다양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확신으로 조명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Q. 핌리코 포터블 램프를 디자인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고려했나요?

기능과 더불어 제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조형미를 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기존 조명과 차별화되는 과감한 형태로 디자인하되, 소비자에게 친숙한 구조와 형태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어요. 익숙한 조명의 문법을 따르면서 저만의 디자인을 더 한다면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 이미 여러 조명을 경험해 본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거든요.

Q. 동그란 형태로 리듬감이 느껴지는 조명의 형태는 어디서 영감을 얻은 건가요?

그동안 축적된 제 감각과 취향이 반영된 것 같아요. 크기가 작은 조명이 공간에서 움직임을 만들고 시선을 끌게 하기 위해 동일한 형태를 반복적인 패턴으로 디자인했어요. 장식 요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스케치를 하면서 구체적인 형태와 최적의 균형을 서서히 찾아갔죠.

Q. 조명에서는 기능을 빼놓을 수 없죠. 핌리코 포터블 램프에는 어떤 기능이 있나요?

핌리코 포터블 램프에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다양한 조명을 경험하면서 밝기에 대한 취향도 명확할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래서 빛의 색온도와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어요. 램프 하단을 터치하면 3개의 색온도(2700K, 4000K, 6500K)를 선택할 수 있고, 밝기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취향, 용도에 맞게 빛의 색과 밝기를 선택할 수 있어서 훨씬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어요.

Q. C타입 충전용식으로 제작한 이유가 있나요?

핌리코 포터블 램프는 항상 옆에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조명이면서 때로는 장식 오브제로도 사용할 수 있어요. 그를 고려하면 충전용 무선 램프가 합리적이었어요.

Q. 핌리코 포터블 램프가 공간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면 하나요?

A. 주인공이 아니어도 공간을 둘러봤을 때 시선을 멈추게 만들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었으면 해요. 또, 어떤 공간에도 잘 어우러지면서 그곳의 완성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어요.

Q. 핌리코 포터블 램프로 힘차게 브랜드를 시작했는데요. 앞으로 그린웨이코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요. 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세상으로 나간다면, 저와 비슷한 감각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제 디자인에 공감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거고요. 작은 목표는 내년에 핌리코 포터블 램프의 컬러 라인을 늘리고, 신제품도 출시하는 거예요.

빛으로 꽃을 피운 조명

스몰디자인– 메종드블룸, 부케브리앙 컬렉션

꽃에서 영감받은 스몰디자인(SMOL DESIGN)의 조명 컬렉션은 비정형적인 형태와 유연한 선으로 공간을 부드럽고 아름답게 연출한다. 알고리즘과 3D 프린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몰디자인은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을 바탕으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디자인의 조명을 선보인다.

Q. 안녕하세요. 스몰디자인을 소개해 주세요.

건축을 전공한 디자이너들이 모여 론칭한 공간 오브제 브랜드로,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통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실험하고 독창적인 언어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SMOL 이라는 이름은 Small, Medium, Objet, Large의 약어로서 공간을 기반으로 한 오브제의 크기 체계를 의미해요.

Q. 디자인만큼 기술도 브랜드의 주축을 차지하는데요. 주로 어떤 기술을 사용하나요?

건축 설계에서도 활용하는 비주얼 스크립트로 형태를 디자인하고, 3D 프린팅을 활용하여 제품을 제조해요. 비주얼 스크립트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형태와 함께 지름, 높이와 같이 수치화할 수 있는 요소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콘셉트 안에서 제품 형태, 크기를 다양하게 변주한 제품을 쉽게 제작할 수 있어요. 경우에 따라 맞춤 제작도 가능하고요. 이런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모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어요.

Q. 스몰디자인의 모듈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르코르뷔지에의 모듈러 이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기준을 모듈 체계에서 찾았어요. 이것을 기준으로 다양한 쉐이드를 적용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디자이너는 쉐이드만 디자인하고 제작하면 되기 때문에 제품을 빨리 출시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반면, 소비자에겐 A/S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제조 기술로 3D 프린팅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해요.

저희는 궁극적으로 공장에서 제조할 수 없는 비정형적인 형태를 추구하는데, 레이어를 하나씩 쌓아서 만드는 3D 프린팅은 그에 적합한 기술이었어요. 또, 다양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저희 모토 중 하나인데 결과물을 바로 확인해서 디자인을 수정,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되어서 3D 프린팅을 선택했습니다.

Q. 메종드블룸 컬렉션은 어떤 특징을 가진 조명인가요?

메종드블룸(Masion de Bloom)은 꽃의 우아한 아름다움에서 영감받은 컬렉션이에요. 장미, 글로리오사, 스파티필름 꽃잎의 형태를 저희 시선으로 해석하여 디자인했어요. 일반적인 제조 과정에서 구현할 수 없는 비정형의 쉐이드가 특징이지만, 빛이 투과되는 표면에도 신경을 많이 쓴 제품이에요. 꽃잎의 결에서 모티프를 얻어 의도적으로 레이어 결을 눈에 띄게 디자인했습니다. 레이어 결은 시각적인 특징도 되지만, 광학 효과에도 영향을 주어 기존과 다른 빛의 형태와 분위기가 연출돼요.

Q. ‘빛을 어떻게 보여주는가’는 조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요. 스몰디자인 조명의 빛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사용자와 빛이 맺는 ‘관계’를 고민하며 조명의 형태를 세심하게 다듬고 빛이 어떻게 투과되고 비치는지에 신경을 씁니다. 특히 소재에 따라 빛의 투과율과 반사, 산란 등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어요. 또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레이어의 밀도에 따라 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부케브리앙(Bouquet Brillant)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 컬렉션이에요.

Q. 부케브리앙 컬렉션은 어떤 특징을 가졌나요?

꽃다발에서 영감받아 형태를 디자인했어요. 부케브리앙 컬렉션은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를 닮은 ‘Bourgeon(부르종)’과 다발의 꽃이 피어나는 순간을 형상화한 ‘Éclo(에끌로)’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어떤 형태이든지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컬렉션이자, 앞서 소개한 소재별로 빛이 달라지는 특징도 느낄 수 있는 제품이에요. 반투명한 PETG 소재로 만든 제품은 빛이 투과되어 조명 아래 반사되는 빛 모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요. 반면, PLA 소재로 된 조명은 불투명해서 빛이 반사되지 않지만, 매트한 표면 덕분에 도자기와 같은 느낌이 나고, 레이어 결로 인해 자연스러운 음영이 지어져서 고급스러워요.

Q. 메종드블룸, 부케브리앙 컬렉션 모두 밝기를 조절할 수 있나요?

네. 단계별로 밝기를 조절하는 기존 조명과 다르게 디밍 기능을 활용하여 빛이 서서히 밝아지고 어두워지도록 했어요. 빛이 서서히 밝아지는 모습이 꽃이 개화하는 순간과 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용자들도 그렇게 느꼈으면 합니다.

Q.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하나요?

저희는 기술을 활용하여 상상하기 어려운 구조를 실험하고 기존 제조 방식에선 만들기 힘든 형태와 서비스를 연구하고자 해요. 그래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형태를 다채롭게 실험해 보고 싶어요. 또, AI를 접목할 방법도 연구 중이고요. 건축을 전공했다 보니 3D 프린팅으로 조명, 가구를 맞춤 제작하며 공간 전반을 디렉팅하는 프로젝트도 해보고 싶어요.

취재 및 자료 협조 | 그린웨이코트(greenwaycourt.com), 스몰디자인(www.smoldesign.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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